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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역 없이 보낸 세 번의 주일생각노트 2025. 2. 18. 23:29
오랜만에 사역이 없는 주일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 돌아와 세번의 주일을 보냈는데, 기록으로 남겨본다.
첫 번째 주일 – 헤아림교회
처가 근처에 있는 개척교회를 방문하기로 했다. 작은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면 서로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인스타그램에서 "별내 개척교회"로 검색해 두 곳을 추렸고, 그중 더 끌리는 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
이 교회는 작년에 분립 개척된 곳으로, 깨끗하고 카페 같은 분위기였다. 11시 예배 전에는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흘렀고, 예배는 전 성도가 함께 드렸다. 예배의 첫 시작은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시간으로, 서로 용서를 구하고 연락하거나 주님께 죄를 자복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신선하면서도 은혜로운 시간이었고, 자연스럽게 "아멘"을 외치게 되는 뜨거움이 있었다.
예배가 끝난 후, 성도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목사님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우리가 선교사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 했지만, 예배 후 자연스럽게 교제가 이루어졌고, 식사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원래는 식사하지 않고 돌아가려 했지만, 이루가 집사님들과 즐겁게 놀고 보드게임을 하는 바람에 쉽게 떠날 수 없었다. 이 교회는 우리가 아니라 누구든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동일하게 따뜻하게 대해 줄 것 같은 공동체였다.
목사님의 말씀은 "금쪽 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시작되었고,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였다. 내가 혹시 하나님 앞에서 "금쪽이"처럼 행동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돌아가는 길에 목사님께서 홍삼을 챙겨 주셨는데, 그 따뜻한 마음이 참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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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일 – 서진교회
두 번째 주일은 지인 선교사님이 사역하고 계시는 서진교회를 방문했다.
사실, 전날 이루와 어디에서 놀까 고민하던 중, 이 교회에 키즈카페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토요일에 일본인들의 모임과 콘서트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먼저 가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주일에도 예배를 드리러 갔다.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예배는 차분하고 평안한 분위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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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주일 – 열방교회 방문
이번주 주일은 박한나 선교사와 관계가 있던 집사님 부부가 출석하는 열방교회를 방문했다.
무엇보다 찬양이 너무 좋았고, 담임목사님의 말씀에 깊은 은혜가 있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씀을 헤아리며 전하는 말씀이 마음이 와닿았다. 본문에 집중하여 말씀을 전하시는데 감동이 있었다.예배 후에는 형제 셀 모임에 참석하여 함께 식사하며 교제할 수 있었다. 다들 일본 선교에 대한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따뜻한 나눔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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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주일을 돌아보며 서로 다른 교회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개척교회에서는 따뜻함 느꼈고, 서진교회에서는 차분하고 전통적인 예배의 안정감을 경험했으며, 열방교회에서는 깊이 있는 말씀과 찬양을 통해 은혜를 받았다.
각 교회마다 다른 색깔이 있었지만, 다 같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모이고 있음에 확신이든다.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동안 종종 잊고 지냈던 "그냥 예배자로서" 예배드리는 기쁨을 다시금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