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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지라르(René Girard)의 희생양 메커니즘GMTC 70기(2월5일~6월5일) 2025. 2. 28. 09:43
르네 지라르(René Girard)의 사상에서 "공동체의 유죄와 무죄", "어린양" 같은 개념은 그의 대표적인 이론인 희생양 메커니즘과 깊이 연결됩니다. 이를 그의 핵심 개념과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희생양 메커니즘과 공동체의 유죄와 무죄
지라르는 인간 사회에서 폭력과 갈등이 모방 욕망(mimetic desire)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욕망을 따라 하면서 경쟁과 갈등이 증폭되는데,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는 **희생양(scapegoat)**을 만들어 냅니다.
- 공동체의 무죄성 유지
공동체가 내적인 폭력과 혼란을 피하려면 희생양을 설정하고, 그 희생양을 죄인으로 몰아 처벌함으로써 평화를 회복합니다. 이를 통해 공동체는 스스로를 **"정당하고 무죄한 존재"**로 규정합니다. - 공동체의 유죄성
그러나 지라르는 이 과정이 사실상 폭력의 정당화이며, 공동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고한 존재(희생양)를 죄인으로 만들고 처벌하는 유죄 행위를 저지른다고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공동체가 무죄를 주장하지만, 실은 폭력을 행사한 죄가 있다는 것입니다.
2. 어린양과 희생양
기독교적 맥락에서 "어린양"(Lamb of God, 하나님의 어린양)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지라르는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야말로 희생양 메커니즘을 폭로하는 결정적 사건이라고 보았습니다.
- 구약의 희생양
전통적으로 인류는 희생 제사를 통해 죄를 속죄하고 평화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사는 본질적으로 억울한 희생양을 만들어 폭력을 정당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예수는 희생양이면서도 다르다
예수는 죄가 없지만 십자가에 못 박혔고, 그의 죽음은 전통적인 희생양 체계의 허구성을 드러냈다고 지라르는 설명합니다.
예수는 죽음을 통해 공동체의 폭력을 드러내고, 이를 넘어서서 새로운 질서를 제시합니다. - 진정한 어린양
기독교 신앙에서 예수는 더 이상 폭력적인 희생양이 아니라 인류의 죄를 없애고 새로운 화해의 길을 여는 어린양으로 이해됩니다.
즉, 희생양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생이라는 것입니다.
3. 지라르 사상의 기독교적 함의
지라르는 기독교 신앙이야말로 희생양 체계를 끝내는 열쇠라고 주장했습니다.
- 예수의 희생은 단순한 속죄 제사가 아니라 희생양 메커니즘을 해체하는 사건이다.
-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폭력을 정당화하는 인간의 본성을 폭로하고, 사랑과 용서를 통한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 기독교 신앙은 공동체가 더 이상 희생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촉진할 수 있다.
4. 현대 사회와 희생양 메커니즘
지라르의 사상은 현대 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정치, 사회에서 특정 그룹이나 개인을 **"공동의 적"**으로 몰아 희생양 삼는 현상
- 인터넷과 SNS에서 특정 인물을 공격하여 사회적 배척을 정당화하는 문화
- 인류가 반복해 온 폭력의 순환을 깨기 위해 용서와 화해가 필요함을 강조
지라르는 우리가 이 희생양 메커니즘을 인식하고 벗어날 때, 진정한 평화와 공동체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 공동체는 폭력을 희생양에게 전가하여 무죄를 주장하지만, 실은 자신도 유죄이다.
- **어린양(예수)**은 희생양 메커니즘을 폭로하고, 희생을 넘어선 새로운 질서를 제시한다.
- 기독교 신앙은 희생양 체계의 종말을 선언하고, 사랑과 용서를 통해 폭력의 순환을 끊는 길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르네 지라르의 사상은 신학과 사회학, 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 공동체의 무죄성 유지